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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앓고 난 후 나는 또 다른 감정적인 원동력이 필요했다. 분노가 아닌 어떤 다른 원동력 말이다. 암은 내게 삶을 위한 계획을 세우게 했다. 그리고 투르 드 프랑스의 각 구간 승리를 하는 것처럼 작은 목표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법도 가르쳐 주었다.
또한 암은 잃는 법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건강이건 집이건 예전의 자신이건 가끔 무언가를 잃는 경험은 인생에서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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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내게 해 준 가장 큰 일은 내 안에 있던 벽을 무너뜨린 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암에 걸리기 전, 나는 자신을 순전히 ‘승자’와 ‘패자’라는 말로만 정의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런 경직되고 허영에 젖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건 내 머리카락과도 같다. 나는 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일까에 신경을 썼었다. 언제나 내 외모에 신경을 썼고, 외출하기 전에는 머리 모양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항상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나는 머리를 모두 밀어버린다. 아내가 내 머리를 이발기로 다듬어 준다. 지금 내 머리는 손질하기 정말 쉽다. 평생 이렇게 하고 다닐 것이다.